2018년 6월 17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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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인터뷰] 전병서 "늙어가는 부자, 태어나는 둘째…중국 투자는 여전히 매력적"
여전히 세계 최대 공장이면서 동시에 매일 1만7000개의 스타트업이 쏟아지고, 매년 7% 가까이 성장 중인 나라. 인구 14억명의 중국 이야기다. 미국과 대놓고 무역전쟁을 벌이며 높아진 위상을 보란듯 과시하는 중국은 예전처럼 지금도 매력적인 투자처일까. 

최근 발표된 파이낸셜타임스(FT)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중국 본토 주식시장에 대한 35~50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는 3년 전보다 크게 악화됐다. 2015~2016년 중국 증시 폭락의 아픔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중국 본토 주식(A주)은 중국 카지노사이트 경제 성장과 함께 끊임없이 관심 대상에 오르고 있다. 특히 지난달 31일 중국 A주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시장(EM) 지수에 처음으로 포함됐다. 두 차례에 걸쳐 A주 234개 종목의 5%(시가총액 기준)가 MSCI 지수에 편입될 예정이다. 

중국 증시 전문가인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사진)을 지난 14일 서울 당산동 와이즈에프엔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정부 차원의 리스크 관리에 힘입어 중국 증시가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며 “서서히 빗장이 풀리는 중국 금융시장은 외국인에게 좋은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소장은 증권사 재직 시절부터 중국 리서치·선박금융·부동산투자 등을 담당한 중국 경제 전문가다. 그가 이끄는 중국경제금융연구소는 투자정보 플랫폼 스탁피디아와 함께 MSCI 신흥국시장 지수에 편입되는 중국 본토 A주 200개를 분석하는 이북(E-book)을 이달 19일 선보인다.

전 소장은 막강한 인터넷 가입자 기반 위에서 탄생하는 중국 유니콘 기업을 주목하라고 강조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사회구조 변화 속에서 급성장할 헬스케어 산업과 산아(産兒) 제한 정책 폐지에 따른 베이비 시장 확대도 중국 투자자가 눈여겨 봐야 할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전 소장은 또 “소비 여력이 생긴 중국 중산층이 자동차와 패션, 건강식, 성형 등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 중국 시장의 이미지는 참 묘하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인 건 분명한데, 막상 투자를 하려고 보면 불안한 기분부터 든다.

“과거 중국 증시가 수차례 크게 폭락해 투자자들을 아프게 한 기억이 있어서다. 중국 주식시장에 대한 불신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현재 중국 기업의 부채가 높은 편이다. 중국 금융시장 위기론이 자꾸 제기되는 이유다. 그러나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은 중국 경제의 구조적 특성을 잘 모른다고 생각한다. 내 의견은 다르다. 중국이 신용위기를 겪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 근거는 무엇인가.

“대한민국 국민 어느 누구도 산업은행이 망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부실기업에 세금을 쏟아붓고 수조원대 손실을 내도 산업은행이 부도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안나온다. 공공기관이니까. 중국은 대부분의 은행이 국영이다. 그리고 이들 국영 은행이 집행한 대출의 60%가 국유기업으로 갔다. 기업 부채가 높은 건 사실이지만, 국유기업은 망하기 어렵다.”

조선DB
▲ 조선DB
- 하지만 최근 중국 기업의 부도가 늘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나오던데.

“나도 봤다. 올해 4월까지 기업 부도 금액이 20억달러(약 2조2000억원)에 이른다는 내용이더라. 20억달러면 중국 돈으로 129억위안이다. 그런데 중국 전체 대출 규모가 얼마나 되는 줄 아는가? 120조위안이다. 120조위안 중 부도 금액이 129억위안이라는 말이다. 1%도 안 된다. 여기서 신용위기를 언급하다니, 중국 시장의 사이즈를 전혀 감안하지 않고 침소봉대(針小棒大)하는 것이다.”

- 아무리 국유기업 중심이어도 부채가 계속 쌓이면 문제인 건 사실 아닌가.

“그건 그렇다. 그래서 중국 정부가 지난해부터 관리하기 시작한 것이다. 공급 과잉 상태였던 제조설비를 구조조정하고 부동산 재고 해소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올해부터 시작된 시진핑 정부 2기의 경제 정책 방향도 안정적인 성장 유지와 리스크 관리다.

폐쇄적인 중국 금융시장도 서서히 열리고 있다. 중국 본토 A주 234개 종목이 이달부터 MSCI 신흥국시장 지수에 편입되기 시작했다. 글로벌 투자자금이 중국 주식시장에 쉽게 유입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중국의 부채 문제 해결 전략 중에는 자본시장 확대도 있다.”

- 무슨 의미인가.

“현재 중국 증시의 개인 투자자 비중은 80%에 이른다. 중국 금융당국은 주식시장을 서서히 개방하면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를 유입시켜 시장 구조를 바꾸려고 한다. 한국 증시도 1990년대 외국인이 들어오면서 가치투자 문화가 생겨났다. 단타 매매가 아닌 유망 종목을 사서 장기 보유하는 패턴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가치투자자가 많이 유입되면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고 부채를 줄이는 일이 한결 수월해진다.”

중국 선전에 있는 한 휴대폰 외주생산 업체 직원들이 고객사에 보낼 제품을 만들고 있다. / 전준범 기자
▲ 중국 선전에 있는 한 휴대폰 외주생산 업체 직원들이 고객사에 보낼 제품을 만들고 있다. / 전준범 기자
- 아직까지는 중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않은 듯하다.

“그게 중국 금융당국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아직까지 상하이 증시는 굴뚝산업 종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최근 중국 정부는 알리바바·바이두 등 외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을 본토로 데려오고, 잘 나가는 유니콘 기업의 빠른 상장을 지원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대폭 손질하고 있다. 시장 구성 종목을 매력적인 기업으로 채워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기준 160개 이상의 중국 스타트업이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 매력적인 회사가 많아도 예전처럼 중국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면 투자하기 힘들텐데.

“중국 정부가 지난 2016년 2월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책임자를 샤오강 주석에서 류스위 농업은행 이사장으로 전격 교체했다. 류스위 주석은 취임하면서 중국 증시를 폭등·폭락 없는 안정적인 시장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실제로 중국 증시는 최근 3000선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다. 정부가 ‘보이지 않는 손’ 역할을 하는 것인지는 몰라도 상당히 안정적인 시장이 된 것은 사실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안에 상하이와 영국 런던 증시를 연결해 교차 투자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기도 하다. 다 자국 증시를 매력적인 시장으로 바꾸려는 노력이다.”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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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이제 유망 종목 이야기를 해보자. 앞으로 중국 증시에서는 어떤 업종을 주목해야 할까.

“인터넷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세계적으로도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은 대부분 인터넷 기업이다. 미국이 집계하는 유니콘 기업 상위 10개사를 살펴보면 중국 회사 수가 미국 업체 수 만큼 많다. 중국 기업이 치고올라오는 배경에는 어마어마한 인터넷 가입자 수가 있다. 가령 미국은 인터넷 가입자 수 3억명, 모바일 가입자 수 4억명이다. 이 기반에서 구글과 페이스북, 넷플릭스 같은 기업이 탄생했다. 그런데 중국은 인터넷 가입자 수가 7억7000만명, 모바일 가입자 수는 14억2000만명이다. 압도적인 규모의 자국 시장에서 살아남은 기업은 경쟁력이 얼마나 막강하겠는가.”

- 창업에 도전하는 사람 수도 엄청 많은 걸로 알고 있다.

“중국이 전통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실업자가 발생했다. 중국 정부는 이 문제를 창업 활성화 정책으로 해결하려고 했다. ‘모든 산업을 인터넷과 연결하자, 그리고 모든 사람이 창업하자’며 적극 지원했다. 지난해 중국에서 창업한 사람은 607만명이다. 매일 1만7000개의 기업이 탄생한 셈이다. 지난 5년간 2200만개 회사가 새로 생겼는데 88%가 인터넷 관련 기업이다. 이중 상위 10위 안에 들면, 그 회사는 무조건 글로벌 기업이 된다.”

- 엄청난 인구가 곧 경쟁력이 되는 듯하다.

“맞다. 예컨대 중국이 일본이나 한국처럼 점차 늙어간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 고령화 추세 속에서도 유망산업을 찾을 수 있다. 현재 중국 노인 인구가 1억6000만명이다. 5년마다 1억명씩 늘어난다고 한다. 중국 3000대 부자의 평균 나이가 56세다. 이들 갑부가 곧 노인 소리를 듣는다. 건강 관리에 얼마나 많은 돈을 쓸지 안 봐도 뻔하다. 중국 헬스케어 산업이 급부상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비슷한 논리로 베이비 시장도 바라보자. 중국이 40년간 이어온 산아 제한 정책을 점점 완화하고 있다. 2015년 1가구 2자녀 정책을 전면 도입했는데 조만간 그 마저도 없애버릴 것이라고 한다. 중국 가임 여성 수는 2억9000만명이다. 특히 현재 자녀 1명을 두고 있는 돈 좀 있는 가정이 베이비 시장의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했다. 이들이 둘째를 낳으면서 참아왔던 소비를 엄청 하기 때문이다.”

중국 상하이의 한 루이비통 매장 앞에서 사람들이 입장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 조선DB
▲ 중국 상하이의 한 루이비통 매장 앞에서 사람들이 입장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 조선DB
- 중국 중산층이 증가하면서 소비 패턴 자체가 과거와 달라졌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

“패턴이 있다. 일단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 자동차부터 산다. 차를 산 다음에는 모피코트와 명품 가방, 액세서리, 화장품을 사서 자신을 꾸민다. 이후 와인 수요가 증가한다. 과즙음료와 유기농식품 등을 사먹으며 건강을 챙긴다. 먹는 것도 시들해지면 여행을 다닌다. 성형수술과 카지노에 대한 관심도 크게 증가한다. 모두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다. 지난해 중국인이 구매한 자동차 수가 2888만대다. 전세계 명품 소비의 30%를 중국인이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 해외여행에 나선 중국인은 1억3000만명이다.

참고로 중국의 경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가 엄청나다. 최근 2년간 중국에서 팔린 자동차의 40%가 SUV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는데, 중국 대도시에 거주하다가 비싼 임대료 등을 버티지 못하고 시골로 내려가는 사람들이 대부분 SUV를 사기 때문이다. 중국 시골은 도로 포장 상태가 나빠 세단 차량 대신 SUV를 택하는 것이다. 중국 자동차 업체에 투자한다면 SUV 경쟁력을 비교하는 것도 한 가지 팁이 될 수 있다.”

- 요즘 북한 관련 소식이 많았다. 중국에도 대북 수혜주가 있을까.

“딱히 없다고 본다. 국방·외교와 달리 경제 측면에서 보면 중국은 북한에 관심이 없다. 파먹을 게 없어서다. 북한은 가난하고 인구도 2500만명에 불과하다. 중국 입장에서는 차라리 베트남에 공장을 짓는 게 낫다. 일각에서 중국과 남한을 잇는 고속철도·고속도로 이야기도 한다. 솔직히 중국에는 그게 얼마나 큰 돈이 되겠나. 북한 광산 채굴권을 중국이 독점하고 있다는 말도 나오는데, 중국은 전세계 모든 원자재의 20~40%를 소비하는 나라다. 우리 눈에는 북한이 엄청난 자원 보유고로 보일지 몰라도 중국 기준에서는 별 게 아닐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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